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토요일 저녁
널 만나러 가. 약속 장소는 동인천역
단 1초라도 빨리 보고 싶어. 내달리는 나
이마엔 땀이 나지만 나는 전혀 힘들 지 않은 걸
아침부터 실없이 웃기만 하는 걸
너 때문에 정신없이 옷장을 뒤적 거려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네가 생일선물로 사준 조던도 신었지
기분 좋은 날. 널 빨리 보고 싶어
널 만나자 마자 꼭 안아 주고 싶어
저 멀리 네가 보여. 시계를 들여다보며 날 기다리는 듯해
니 표정이 내겐 다 보여
근데 좀 이상해
웃고 있질 않아. 뭔가 기분이 상했는지 몰라도
예감이 좋지 않아. 어떡해
어떤 말을 해야 돼? 입안이 텁텁해
무슨 일이야? 도대체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어? 오늘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자꾸 입술만 깨무네.
그러지 말고 이제 웃어봐
찡그리지 말고 웃어봐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이젠 날 보고 웃어봐
네 동그란 이마에 써있어 '난 지금 꽁해'
도톰한 입술은 오늘따라 삐죽대, 뾰로통해
한 마디 말도 없고, 자꾸 다른 데를 쳐다봐
내 필살 애교를 부려봐도 안통해
무슨 일이야? 도대체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어? 오늘 왜 그래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나 때문은 아닌 것 같아
그러지 말고 말해 봐
누가 널 힘들게 했는지
누가 네 백만불짜리 미소를 훔쳐갔는지
눈치 백단인 나도 감이 오질 않는데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않는 게
답답하긴 해도, 그래 뭐 괜찮아
기다릴 수 있어. 천천히 말해. 참아 볼게
오해는 마. 화나는 걸 참는게 아냐
네 볼에 입 맞추고 안아 주는 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