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자마자 끝을 얘기하고
혼란스러운 밤을 홀로 맞이하고
빨갛게 달아오른 멍을 바라보다
그 밤을 떠올리네
잊지 않으려 곱씹은 장면들이
더 이상 알아볼 수 없게
잘게 부서지네
우린 괜찮은 척
서로 안부를 물었어
흩날리는 꽃잎을 따라가며
서로를 안았어 아무렇지 않았어
널 담았던 내 두 눈을 감고
가벼움만 가득 담긴 입을 다물고
길 잃은 개처럼 킁킁거리며
너에 걸려 넘어졌던
까맣게 멍든 이야기들이
또 나를 찾아와 향기만 남기고
떠나가네
그 밤을 그리는 소리
끊어진 기억의 고리
사라진 그날의 우리
그 밤을 그리던 소리
고요했던 밤
우리가 그리던 소리
서로를 안았어 아무렇지 않았어
널 담았던 내 두 눈을 감고
가벼움만 가득 담긴
내 입을 다물고
길 잃은 개처럼
우리가 그리던 소리
아름다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