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가녀린
내 손가락 끝이
닿는 지금부터 널
내가 소유해
널 스쳐간 것은
아무 의미 없잖아
손등 위를 천천히 난
조금조금 걸어 갈게
긴장하는 너의 작은 떨림이
숨이 머질 듯
아득한 공기속에 갇힌 우리
심장소리로 가득해
너의 팔을 지나
너의 어깨선을 올라
부드러운 널
손 끝으로
널 하나하나 빠짐없이
더 세밀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들이
날 진하게 만들어
검은 머리결
위를 지나 내려와
너의 눈을 만나면
더는 숨길 수가 없어
내가 너의 모든 것을
원하다는 내 눈 속에 떨림을
숨이 머질 듯
이 짧은 시간들이 너무 길어
심장이 뭔가 답답해
너의 팔을 지나
너의 어깨선을 올라
부드러운 널
손 끝으로
널 하나하나 빠짐없이
더 세밀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들이
날 진하게 만들어
조금만 더 멈춰 있어
끝이 없기를 바래
너 조차도 몰랐던 네 모습을
알려 줄게
콧등 위를 지나
볼을 지나 입술 위로
부드러운 널
손 끝으로
널 하나하나 빠짐없이
더 세밀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들이
날 진하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