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물에 내가 젖을까 봐
숨어 삼키셨고 당신의 한숨에
내가 날아갈까 몰래 내쉬었죠
알 것 같아 난 이제야
이른 새벽부터 제일 먼저 눈 떠
퉁퉁 부어버린 다리를 혼자서
주물러 간신히 무릎 펴
부엌에 불을 켜
당신은 안 드실 아침하며
졸린 눈 부벼 아직도 창밖은
캄캄하지 막 동이 틀 무렵
혹여 가족들 깰까 조용히 숨죽여
조심스레 현관문 고리를 돌려
매번 찬 공기만이 당신을
배웅해드려 엄마의 오늘은
아직도 나보다 길어
힘들어도 티를 못 내 얼굴엔
주름이 짙어 피곤한 하루는
밤이 깊어가는데도 끝나질 않네
자식 걱정땜에 잠도 못 이뤄
엄마 허릴 굽혀서 내 어깨를 폈어
엄마 머릴 하얗게 물들여서
이 모든 걸 누렸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늘어난
빚만 갚고 사느라 꿈도 못 꿨어
엄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당신의 눈물에 내가 젖을까봐
숨어 삼키셨고 당신의 한숨에
내가 날아갈까 몰래 내쉬었죠
알 것 같아 난 이제야
남들은 다 가진 것들 왜 나는
없냐며 울음으로 화를 냈었던
철없던 그때 내가 원하고
바란 것들은 다 들어줘야 되는 게
당신의 의무인 줄 알았던 듯해
하루 열네 시간의 식당일을
마치고서 온 당신의 부르튼
손은 원래부터 그런 줄 알았어
내 행복과 맞바꾼 흉터란 걸
나를 낳았을때에 당신의 나이가
돼서야 알았어 늘 아버지와
나보다 먼저 눈을 떠
힘겨운 몸을 일으켜
아침상을 차린 후부터
당신의 고된 하루 일과에
또 불을 켜 그 시린 무릎도
화장 위로 패인 주름도
전부 다 당연한거라고
생각했지 엄마니까
그 두 글자에 담긴 책임감
보낸 시간 그 둘을 몰랐어
나에겐 엄마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알던
내 부끄러운 시간
당신의 눈물에 내가 젖을까 봐
숨어 삼키셨고 당신의 한숨에
내가 날아갈까 몰래 내쉬었죠
알 것 같아 난 이제야
늘 받기만 하니 난 고마운 것을
몰랐지 늘 주기만 하는데도
미안해하는 당신
어머니 그 이름은 내 삶을 업었지
어머닌 내 이름에 당신을 담았지
늘 받기만 하니 난 고마운 것을
몰랐지 늘 주기만 하는데도
미안해하는 당신
어머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지
어머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지
당신의 눈물에 내가 젖을까봐
숨어 삼키셨고 당신의 한숨에
내가 날아갈까 몰래 내쉬었죠
알 것 같아 난 이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