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녀에 관한 기억을 지울수 있을까요
햇살같이 가벼운 웃음으로 옅은 눈가엔
장난기만 가득했던 연인을
이른 가을날 언덕에 피어난 가냘픈 코스모스처럼
해맑은 그 모습을 먼 발치에서라도
아련한 슬픔을 저에게 보냈죠
그녀는 늘 어색한 표정의 제 모습을 보고
미운 오리새끼라고 놀리며
하얀이를 드러내고 웃곤했답니다
해맑은 그녀의 뒷모습에 쓸쓸한 그림자를 보면
저는 먼 옛날에 풋풋한 추억을 떠올리곤 했답니다
제가 그녀를 언제 만났을까요
아마 그애를 처음 만난것은
빨간 단풍잎이 쓸쓸한 공원가에
하나 둘씩 쌓여가던 그해 가을이였죠
진한 커피에 쓸쓸한 향기처럼
외로운 둘이는 짧고 긴 가을속을 동행했답니다
그리고 어렴풋한 꿈속같은 가을 나그네처럼
낙엽속에서 잠이 들었답니다
그녀와 제가 짧은 가을잠에서 깨어난것이 언제였을까요
또 다시 숨막힐듯한 외로움과
쌩쌩이는 추위가 더해가는 그해 겨울이였답니다
거리는 꽁꽁얼어 텅빈 가을의 추억마저
하얀 눈속에 덮여버렸답니다
이제 단 한번 그녀를 만날수만 있다면
차갑고 메마른 겨울하늘위로 흩어진
낯설은 얼굴의 타인이 되었지만
어두운 내 마음속
가득히 무지개처럼 다가왔던 연인이였기에
나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이 새로운
이제는 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