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
고개만 끄덕
끄덕거리고 있다
이 모든 게
내 얘기 같아
저 화면 속에서
울고 있는 너
다 내 마음 같아
눈시울이 붉어져
TV를 껐다 또 키고
채널을 계속 돌려도
마음 아픈 장면만 보이고
라디오를 잠시 틀어도
나 같은 사연만 들리고
새벽은 어느덧 오고
눈감아도 네가 보여
상실은 날 이기적인 놈 만드네
내 작은 공허 채우겠다고
타인의 감정 갈취해
마음에 담고 마는 게
내께 아닌 쓸쓸함과 외로움을
마음과 입에 담아
내 얘기 같다며 공감을 해
실은 겁이 나
온전히 내꺼인 뭘 느낄까 봐
삐쳐나온 감정 한 가닥도 싹둑
한 올만 당겨져도
나라는 이 실타래가 전부 풀릴까 봐
괜찮다가도 가끔
귀를 스쳐 가는 가사 한 마디에
마음이 무너지곤 해
되돌릴 수가 없다면 더 망가지는 게
약이 될까 싶어
쓴 기억을 먹어치우네
셀 수 없이 본
대사마저 외운
이별 장면에 밤새 눈물 쏟아내고
비워낸 만큼 언젠가는 채워질까
너의 빈자리 메워줄 슬픔을 쫓아 계속
내 얘기 같아
저 노래 속에서
울고 있는 너
다 내 마음 같아
눈시울이 붉어져
난 이제서야 보여
화면 속 널려있는 비극이
곡마다 한 음 한 음 새겨넣은 신음이
세상 다 나처럼 가슴 아파서
내 맘 좀 알아달라고 소리 내는 거였어
결국 이별 앞에서 무심했던
나도 무너져 내리잖아
우리 인연은 끝나도
모든 것에 네가 보이니까
도망치는 날 자꾸만 붙잡으니까
싫다
저게 말이 되나며 비웃던 전개와
뻔한 대사들이 내 마음에 콕콕 박히는 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운명 같은 일들
그 기만에 속고 싶다는 게
내가 정신이 나갔나?
감정이입되는 나
눈가가 촉촉해지곤 해
울 힘도 없는 나 대신 우는구나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전부 다...
내 얘기 같아
저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너
다 내 마음 같아
눈시울이 붉어져
TV를 껐다 또 키고
채널을 계속 돌려도
마음 아픈 장면만 보이고
라디오를 잠시 틀어도
나 같은 사연만 들리고
새벽은 어느덧 오고
눈감아도 네가 보여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
고개만 끄덕
끄덕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