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시작은 조금
낯선 편이 좋다
말 섞기에도 어렵고
다가가기도 조금 그렇고
서먹서먹한 사이였던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주기로 한 게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낯설다는 느낌을 한 편에 접어둔 채
내게 다가와 준다면
그로 인해 나는 다시 한번
스스로의 가치를 느끼게 되고
당시에는 괴로운 것들이
지나고 보면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하니까
나는 모든 관계에
낯설음 이라는 건
필수 요소가 아닐까 한다
만약 그런 벽이 관계의 시작에
자리 잡고 있다면
벽을 두고 돌아서는 사람과
흔들리며 들어오는 사람으로
나뉘기도 할 테니까
나를 겪으려는 사람에게 더욱
감격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