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허벅지 밴드
앨범 : 장미 허벅지

차라리 한송이 작은 한송이
백색 꽃이 되게 하소서
시퍼런 사냥개들의 추적
차가운 덫에 걸려
덫에 걸린 내 발에
붉은 꽃 속구치고
차라리 한송이 작은 한송이
백색 꽃이 되게 하소서
점점 굶주린 개들 다가오고
달이 걸린 언덕
언덕 위엔 그 맹수
서글픈 울부짖음
차라리 한송이 작은 한송이
백색 꽃이 되게 하소서
하늘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타들어가고
내 몸은 서늘하게
식어가고 식어가고
눈 앞은 새하얗게
흐려져가고 흐려져가고
내 몸은 어둠 속에
굳어버리고 굳어버리고
홍차 한 잔이 식기 전에
그 사냥군은 그 테이블에서
몸을 일으키겠지
손에 든 엽총
그 찻잔이 붉게 물들기 전에
그 사냥군은 나로부터
몸을 일으키겠지
비에 젖은 엽총
홍차 한 잔이 식기 전에
그 사냥군은
손에 든 엽총
그 찻잔이 붉게 물들기 전에
그 사냥군은
비에 젖은 엽총
다시 태어나도 난 작은 섬
외따로 핀 하얀꽃
천형을 누려야 할 눈처럼 흰 암이리
차라리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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