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거기 우리집앞에
전시주 뒤에 숨어서
가로등 밑 골목길을
서성이면서 우는데
불꺼진 나의 창에
내가 이렇게 서서
보는 줄도 모르고
흐느끼는 저 여인
울고 있는 저 여인
쓸쓸히 거니는 여인
그댄 어쩌면 옛님
나를 버리고 돌아선 옛님 같아
<간주중>
지난 옛날 잊지못할
그 님을 닮은 저 여인
사람들이 지나가면
고개를 땅에 떨구고
어둠은 벌써 깊어
바람도 떠나가고
별들도 잠이든 밤
작은 손수건 들고
울먹이는 저 여인
말없이 서 있는 여인
그댄 먼 옛날에
날 울리고 떠난 옛님 같아
흐느끼는 저 여인
울고 있는 저 여인
쓸쓸히 거니는 여인
그댄 어쩌면 옛님
나를 버리고 돌아선 옛님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