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동이 트는 새벽
반쯤 잠긴 눈으로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오늘도 길을 나서네
핏기없는 얼굴
생기없는 눈동자
축쳐진 어깨를 흔들며
텅 빈 거릴 거니네
검게 물든 하늘 아래
나홀로 걸어가네
짙게 깔린 안개 속을
말 없이 걸어가네
내가 가는 그 곳에서
마주치는 얼굴들
언제나 함께하지만
친구는 아니라네
표정 없는 대화속에
제 모습을 숨긴채
뻔한 대화를 나누며
뻔한 웃음을 짖네
검게 물든 하늘 아래
나홀로 걸어가네
나 모든 것을 잊은채
말 없이 걸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