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아니 놓지는 못하리라
한 송이 떨어진 꽃을 낙화가
진다고 서러워 마라
한 번 피었다 지는 줄은
나도 번연히 알면서도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던
무심코도 밟고 가니
쟨들 아니 슬플소냐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살겠네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 놓지는 못하리라
아니 놓지는 못하리라
기다리다 못하여서 잠이 잠깐
들었더니 새벽벽을 찬 바람에 풍지가
펄렁 날 속였네 행여나 임이 왔나
창문 열고 내다보니 임은 정녕
간곳 없고 명월조차는 왜 밝았나
생각끝에 한숨이요 한숨끝에
눈물이라 마자마자 마쟀더니 그대
화용만 어른거려 긴긴 밤만 새웠노라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 놓지는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