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불빛 속에
나비는 매여있고
바람은 다만
세상을 계속 비난하며
그림자는 태양에
이별을 고하고
앞질러 제 갈길을
그저 가는 이 시간
울지 말라고
내게 말해줘
울어도 된다고들 하지만
울지 말라고 말해준다면
조금 더 울고
싶어질 것만 같은데
울지 말라고 부디 말해줘
울어도 좋다고들 하지만
울지 말라고
해 줄 사람 누군가
옆에 있어준다면 하는데
나는 왜 이토록
혼자서 그저
걷고만 있는 건지
길 잃은 마음은 홀로
망연히 비어가는데
이제 창밖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다만 남아있는 무릎 위
놓여진 손 들어
무심코 한쪽눈을 가린
서로에게 달랐던 풍경
다시 이 거리엔
수천개의 해와 달이 돌고
나의 아픔보다
그들의 잠이
귀한 것을 알아
흐르지 못하고 흩어져가는
감정 말라가는 이 거리
울지 말라고 제발 말해줘
울어도 좋다고들 하지만
울지 말라고 해 줄
사람 누군가
내 곁을 지켜준다면 하는데
혼자 남겨져 버린
오갈 곳 없는 이
감정들은 마치
흐르지 못하는
보랏빛 하늘로
피어나는데
이제 갈라진 입술엔
나비도 쉬어가질 않고
다만 울 곳을 찾아
헤메이는 날 비추는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희미하게 뜬 저 저녁달
다시 이 거리는
내게 낮설게만 놓여있고
나를 대신해 울어주는
쇼윈도의 잔상
하지만 그 모습 조차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지나쳐간 이 거리
알아요
도시의 위로는
내게 가볍기만 한걸
그래도 어째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는지
그저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다만 누구라도 옆에
있어주면 하는 마음과
그런 소망따라
흩날리는 무수한 나비
다시 이 거리엔
수천개의 해와 달이 지고
나의 아픔보다 당신의
잠이 귀한 것을 알아
흐르지 못하고
흩어져가는 마음과
말라만 가버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