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인 7시 쯤
부러진 날개 가진
늙은 블루버드를 타고
가깝게 보이는
저 흐릿한 달을 향해 날았어
등 뒤엔 초라하기만 한 노을이
듬성듬성 개나리길
옹기종기 유채꽃길
가루 날려 어지러운 벚꽃길
그 길마다
장난을 일삼는
닳고 닳은 청춘들
이골나게 아름다운
이 별에서 떠나려면
이 뜨거운 붉은 자켓을
벗어야 했어
때마침 숫처녀 같은
하늘에서 눈보라가 일었기에
이처럼 예쁜 손은
여전히
하나씩 잃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것
초연한 척 되뇌이지만
내 가슴은 정말이지 바다로
빛 좋은 그곳에 빠진 두 별
어느 귀한 찻집에서
꽃은 져도 잊지 않는다는
무심한 척 써 놓은 글귀에
이 작은 가슴은 벅차올라
질기디 질긴 줄에
목을 매어 질기디 질긴
줄에 목을 매어
질기디 질긴 줄에
목을 매어
긴긴 잠을 자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