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윌 대로 야윈 일곱 개 손가락
이 손으로 피아노도 칠 수 있어요
아이는 쑥스러운 듯
작은 소리로 말했고
다른 쪽은 단풍잎 같은 지느러미
나는 아이가 건너왔을
캄캄한 바다를 상상해 보았다
움직일 때마다 아이의 가슴엔
고향의 저녁놀이
가만히 출렁인다
뒤척이는 아이를 다독이다
아이의 가슴이 유리상자로
되어 있다는 것을
그제야 눈치챘다
나는 아이가 건너왔을
캄캄한 바다를 상상해 보았다
얼마나 용을 썼으면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젖지도 않았을까
캄캄한 바다를 건너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검붉은 낙엽들 사이로
숨쉬는 너의 온기
캄캄한 바다를 건너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그래 애썼다 이제 한숨 자 두렴
흙으로 아이의 투명한 몸을
조용히 덮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