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간 제비놈은 연락도 없고
비둘기 녀석들은 마냥 구구구
꼬맹이 참새들이 세상을 알겠소
그저 그대와 틀은 둥지가
내겐 모든 것
대리석 빌딩들은 높기만 하고
배고픈 새끼들은 발만 동동동
얽히고설켜봤자 별 수가 있겠소
그저 찬바람 불어올 때면
흔들흔들
훨훨 날아오른다
저 높아보인 것들이
다 작아질 때까지
훨훨
날아오른다
저 하늘 위의 벗들이
우리의 봄날이다
아침엔 종로에서 실컷 뺨 맞고
저녁엔 한강에서 또 얻어터지고
까치까치 설날인데 너무들 하시오
그저 같이같이 살자는 건데
훨훨 날아오른다
저 높아보인 것들이
다 작아질 때까지
훨훨 날아오른다
저 광야 위의 꽃들이
다 피어날 때까지
훨훨 날아오른다
저 하늘 위의 벗들이 우리의
봄날이다
아득히 흩어진 봄내음 따라
고개 너머 핀 진달래 꽃찾아
힘이 들면 전봇대 앉았다가
꼬리 들어 천천히 날아보자
날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