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부를 때
또 내가 너를 부를 때
그 사이에 겨울
시동 꺼진 차 속에
하얀 입김이 서려
오 그 안에 겨울
오 그 안에 겨울
오 그 위에 겨울
너의 작은 입술 위
또다른 향기가 서려
오 그 위에 겨울 그 위에 겨울
쌓인 하얀 눈 위로
새겨진 검은 발자욱
난 내려다보네
알아 사라진단 걸
그래도 상관없는 걸
네 두 눈을 보네
낡은 신발 탓에
나는 자주 비틀거렸고
그런 나를 보며 너는
크게 미소를 지었네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겨울을 지나가네
우린 얼어붙은
도시 위로 춤을 추었고
마치 빙하기를
살아남은 파충류처럼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이른 봄을 기다렸네
네가 나를 부를 때
또 내가 너를 부를 때
그 사이에 겨울
너의 하얀 두 볼 위
붉은 꽃 향기가 퍼져
오 그 위에 겨울 그 위에 겨울
낡은 신발 탓에
나는 자주 비틀거렸고
그런 나를 보며 너는
크게 미소를 지었네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겨울을 지나가네
우린 얼어붙은
도시 위로 춤을 추었고
마치 빙하기를
살아남은 파충류처럼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이른 봄을 기다렸네
코트 주머니 속에
꼬깃해진 지폐와
가볍게 휘날린 너의 긴 머릿결
가로등 네 입술
네 어깨 네온사인 빛에
흩어져 내린다
우린 슬픔일랑 모른 채로
서로를 안았고
마치 지워졌던
어린 날의 사춘기처럼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겨울을 지나가네
낡은 신발 탓에
나는 자주 비틀거렸고
그런 나를 보며 너는
크게 미소를 지었네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겨울을 지나가네
우린 얼어붙은
도시 위로 춤을 추었고
마치 빙하기를
살아남은 파충류처럼
그렇게 우린 손 잡은 채로
이른 봄을 기다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