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면 이 나이가 되면
어른일 줄 알았어
뭔가 알 줄 알았어
다시 돌아가면 다시 시작하면
조금은 달라질까
나 또 이 모습일까
지금 쯤엔 모든 게
명확할 줄 알았어
대부분의 판단과 결정은
다 끝날 줄 알았어
근데 나는 아직도
갈팡질팡 하고 있어
이쯤 되면 당연히 고민과 선택은
다 마쳤을 줄 알았어
이 나이에는 오로지 앞만 보며
땀흘리며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노력하고 실패하고a
넘어져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내 자신을 믿고
그렇게 누가 봐도 섹시하게
열정적으로 굳건하게
단단하게 전혀 아파하지 않고
왜 십 년 전에 했던
그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어
왜 몇 년에 걸쳐 했던
그 이별을 아직도 아파하고 있어
서른이 되면 이 나이가 되면
어른일 줄 알았어
뭔가 알 줄 알았어
다시 돌아가면 다시 시작하면
조금은 달라질까
나 또 이 모습일까
어른이 되면 복잡한
내면의 늪에서 벗어나
적당한 해답을 찾아가며
나라는 가면을 벗어던지며
앞을 가리던 숲과 먼지를 헤치며
주인공처럼 나를 따르라 외치며
여기서 멈추지 마요
그러기엔 너는 너무 가여워
라고 멋있게 말할 줄 알았다며
내 머릿속의 나와
내 마음 속의 나와
저기 누군가가 바라보는 나와
여전히 난 참 많이도 달라
생각하면 어이없는
웃음만 계속 나와
어서 그 속에서 나와
내 손을 잡아 줘 함께 가 나와
왜 십 년 전에 있던
네 모습을 똑같이 하고 있어
왜 몇 년 동안 갇혀 있던
너의 틀을 깨지 못하고
그저 서 있어
서른이 되면 이 나이가 되면
어른일 줄 알았어
뭔가 알 줄 알았어
다시 돌아가면 다시 시작하면
조금은 달라질까
나 또 이 모습일까
마흔이 되면 더 나이가 들면
어른이 돼 있을까
뭔가 알고 있을까
자고 일어나면 그 날이 오면
조금은 달라질까
나 또 이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