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종이 한 장
책상에 올려다 놓고
한참 고민하다
커다란 달 그렸는데
괜히 쓸쓸해져
작게 그려본 전구를
키고서 가만히 앉아
아침을 기다리네
아직 달은 밝아
불 꺼진 방을 비추고
못 보던 사이에
늘어난 그림들 속엔
다들 둘러앉아
이곳을 바라보고서
손짓을 하기에
따라 들어갔네
한 바퀴를 돌아가자
달 위에 발자국을
남기자
하나씩 떨어져
멀어진대도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가서
다시 만나자
그곳에서
기다리던
아침이었지만
이대로는
아쉬울 것 같아
전구가 다 꺼져가고 있을 때
망설이다 뒤집은
그림 보면
다들 둘러앉아
모두 한곳을 보고서
달 위를 돌아가는데
한 바퀴를 돌아가자
달 위에 발자국을
남기자
하나씩 떨어져
멀어진대도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을 거야
이제 다 같이
몸 떠 오르네
한 바퀴를 돌아가자
달 위에 발이
닿을 수 없다면
떠오르는 서로를
붙잡고서
한 바퀴를 더 돌자
한 바퀴를 더 돌자
한 바퀴를 돌아가자
달 위에 발이
닿을 수 없다면
떠오르는 서로를
붙잡고서
한 바퀴를 돌아가자
달 위에 발이
닿을 수 없다면
떠오르는 서로를
붙잡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