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참나무 숲에 깃든 열네 살

하세훈
앨범 : 갈참나무 숲에 깃든 열네 살
비 오는 숲속 소로에는
갈참나무 무리 지어 섰었지
덮고 누운 낙엽 아래,
방공호에 숨어
마려운 똥을 내려놓았는데
굴참나무 무리가
어깨를 흔들어 숨겨 주었지
그 후로 40년이 흘러 거름이 된 시심은
모자 쓴 상수리와 도토리처럼
깊은 그늘 속으로 숨었지
반추한 기억 속
손에 신발을 끼고 기어 다니는
친구도 없는 열네 살 장애인 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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