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공주를 내치고
많은 세월이 흘렀어.
어느덧 십오 년이나 흘렀지.
오구대왕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 지나간 일이 후회되었어.
'바리데기는 잘 크고 있는 겐지......
장차 이 죗값을 어찌한단 말인가......'
오구대왕은 이런저런 시름들로
속이 상한 나날이 길어지다가
그만 몹쓸 병에 걸리고 말았어.
많은 의원들이 다녀갔지만
병을 낫게 할 방법을 찾지 못했어.
길대부인은 매일 치성을 드렸지.
'덕이 많으신 부처님이시여,
부디 저희 집 양반을 살려주소서.'
길대부인의 정성이 통한 걸까?
어느 날 치성을 드리는 길대부인 앞에
노스님이 나타났어.
“부처님께 시주 좀 하시지요.”
노스님에게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낀 길대부인은
서둘러 시녀들을 불렀어.
"얼른 가서 깨끗한 백미 한 자루를 가져오너라."
노스님은 길대부인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말했어.
"오래전에 버린 아이가 있으시지요?
그 아이를 찾아 용서를 비십시오.
그 아이가 서천 서역국에 가서
약무지개를 가져와 아비를 살릴 겁니다."
"아니, 그것을 어찌 아십니까?
아이고, 스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길대부인이 허리를 숙여
절을 하고 났더니
스님은 온데간데없었어.
그 길로 길대 부인은
바리데기를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여섯 공주도 그 소식을 들었지.
"아버지를 살릴 약무지개가
서천 서역국에 있다는구나.
누군가는 가서 구해와야 하는데......"
"서천 서역국이라고요?
하늘 끝과 닿아있다는
그 험한 곳을 어찌 갑니까?"
"언니들도 못가는 곳을 저희가 어찌 갑니까? "
"맞아요, 맞아. 방법이 없어요."
"그렇다고 자식 된 도리로
아버지를 저리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
아무도 첫째 공주의 말에 대꾸하지 못했어.
그길로 첫째는 동생들을 이끌고
길대부인을 찾아갔어.
“어머니, 저희가 막내를 찾아
함께 서천 서역국에 다녀오겠습니다.”
“너희가 모두 간단 말이냐?
아이고 애미 애비 죄가 많아
너희가 고생이로구나. 흑흑.....”
길대 부인도 여섯 공주도
모두 눈물을 흘렸어.
그리고 날이 밝아오자
여섯 공주는 길을 떠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