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e 1>
핸드폰 벨소리가 날 깨운 어느 오후 2시
스팸 전화였어 난 다시 눕지
난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배터리를
빼버리고 허공을 향해 욕을 뱉었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영원히 깨지 않을 기세로
온 세상을 정지시키지 이대로
해가 질 때까지 깨지 않으리라며
싸늘히 다짐하며 또 잠들지
이불 속 세상은 너무나 아늑해
날 따스히 안아주는 온기로 가득해
뭐 그리 다급해? 하나도 안 급해
서두른다고 해결되진 않잖아 안 그래?
지금 이 순간만은 세상과 무관하게
흐르니 쓸데없는 걱정은 그만하기로
하고 이불이란 최고의 방패만
믿고 좀 편히 긴 여행을 떠날게
<Hook>
오늘만 나 늦게 일어나고 싶어
그러니 아무도 날 깨우지 말아줘
오늘만 나 죽어 있어보고 싶어
그러니 제발 내 이불을 걷지 말아줘
<Verse 2>
후회되는 기억 부끄러운 기억
'에라 모르겠다!' 베개 속에 다 파묻고 잊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떠올라도 난 아무 말 없이
그냥 웃어, 다 될 테로 되라
난 지금 무엇보다 이 달콤한 순간의 쾌락에
깊이 빠져 있고 싶으니
후에 어떤 욕을 먹던 지금 느끼는 이 기쁨이
후회로 다가오진 않을 거라 믿어
아니, 그러리라 억지로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다 괜찮아 괜찮아라며
나 자신을 다독이며 스스로 위로
하는 거지 뭐 그래 날 좀 안아주자
적어도 나에겐 버림받지 말아보자
부탁해 내가 가끔 늦잠을 자도
살기 위해 잠시 죽는 거니 좀 봐줘...
오늘만 나 좀 이해해줄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