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내 정신은
술병처럼 나뒹굴지만
나는 한순간도
너를 내 맘속에 비운 적 없었다
일그러진 내 얼굴은
패배자의 모습이지만
나는 두 번 다시
너를 절망으로 내몰지 않겠다
삶이 나를 외면해도
소리를 내어 울지는 않겠다
이 처절한 운명 아래 짓밟힌다 해도
아파하지 않겠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가쁜 숨을 몰아 쉬지만
나는 영원토록
너를 남겨 두고 떠나지 않겠다
삶이 나를 외면해도
소리를 내어 울지는 않겠다
이 처절한 운명 아래 짓밟힌다 해도
아파하지 않겠다
바람 속에 흔들리다 쓰러져 가는
이름 모를 저 들꽃처럼
한 사람을 위하여
날 던지겠다 너를 위하여
삶이 나를 외면해도
소리를 내어 울지는 않겠다
이 처절한 운명 아래 짓밟힌다 해도
아파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