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 없이 또 하룰 지웠지
따분히 어찌어찌 별반 의미 없이
뭘 하든 미적지근해
벅찬 느낌없이
낙을 잃고 지루해
통 감흥이 없이
몸 가득히 퍼지던 깊은 자극이 없이
옛 가슴 뛰던 기억들의 자국이 없이
더 이상 흥미로운
시간과의 마주침 없이
팍 끌림 없이
무엇 하나 바꿀 힘 없이
가뿐히 꺾인 말 뿐인 결심
살푸시 꺼지고 마는 깜부기 정신
삶을 짊어지고 있단 자부심 없이
난 나를 잃었지
또한 나를 잊었지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눈물짓지 말자
우리 끈 풀린 신발짝
웅크린 뒤 팔짝
질질 끄는 긴긴 꿈에서 깨 질린 눈
뜨고 보니 지금 여긴 Lilliput
질긴 끈에 칭칭 묶인 기분
이미 움직일 기운 없이
지친 느낌이군
윙윙 중력의 압박감
무기력한 날 잡아끄는
깊은 방바닥 늪
수 미터만 움직여도
숨이 턱에 부딪혀
무심코 들이켰던 한술
한숨이 너무 쓰디 써
숙인 고개 차마 들지 못해
풀린 신발 끈이 꼭 내 모습인걸
애써 거북한 침묵으로
고작 내세우는 여유란
이름으로 포장된 게으름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눈물짓지 말자
우리 끈 풀린 신발짝
웅크린 뒤 팔짝
텅텅 빈 인생에 몸서리친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동명이인
낭떠러지 깊디깊은 구렁텅이
밑에서 번쩍인 빛을 향해
천천히 기어올라
내리막 끝에 시작된 제 2막
때 지난 옛 희망은
색이 바랬지만 눈을 떠
지금부터가 승부처
움츠렸던 가슴을 펴
그리고 숨을 쉬어
태풍을 치르고 난 내 꿈은 지금
새 뜻을 이루기 위해 내부수리 중
고개 묻은 침묵 속의 웅크림은
신발 매듭을 질끈 조여
매는 중일 뿐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눈물짓지 말자
우리 끈 풀린 신발짝
웅크린 뒤 팔짝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주저앉아 무릎 꿇어
하지만 주눅 든 건 아냐
신발 끈을 묶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
눈물짓지 말자
우리 끈 풀린 신발짝
웅크린 뒤 팔짝 뛰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