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바람이 불었던 것 같아 우린 현관 앞을 서성이다가
다시 작은 집 방 안으로 들어가 난로 앞에 마주 앉았지
그날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날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시간이 흐르면 그 어떤 기억도 모두 다 엉키고 마니까
널 위해 밤새워 노래를 불렀지
지금 넌 떠나고 곁에 없지만
우린 그 순간이 마지막인 걸 알았어. 서로를 정말 좋아했었지만
그것 하나로 모두 충분하단 건 너무 철이 없는 생각이었지
항상 나보다 훨씬 나았던 네가 결정을 내린 듯 나를 떠났고
나는 또 한 번 바람이 부는 텅 빈 집에 홀로 앉아 기타를 치게 됐지
지난 일은 다 덮을 때도 됐는데 되새기며 슬퍼할 필요는 없는데
너의 하루를 굳이 그리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불행한데
널 위해 밤새워 노래를 불렀지
지금 넌 떠나고 곁에 없지만
그날도 눈이 내렸던 것 같아 우린 동네를 몇 바퀴 돌면서
함께할 미래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 없이 웃으며 얘길 했어
몇 해가 지나 겨울이 다시 온 건 내가 손쓸 수 없는 일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그저 쓸쓸할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