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맑아진 하늘이 떴다
어젯밤 쏟아진 소나기 때문일까
기분이 좋다
오늘은 한강을 달려나 보자
오래된 자전거 먼지를 닦아낸다
그럴듯 하다
어느 쪽으로 출발을 해볼까
그래 맞바람이 부는 쪽으로
그렇게 달린다 신나게 달린다
어딘지 모르는 그곳까지 가보자
그렇게 달린다 끝없이 달린다
강물은 흐른다 태양은 뜨겁다
잠시 목이나 좀 축이고 가자
커다란 다리 밑 그늘에 멈춰본다
바람이 분다
여기가 어딘지 살펴나 보자
왜인지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정신이 아득하다
울창한 갈대숲 커다란 버드나무
네가 좋아하던 함께 했던 그곳
계속해서 달린다 모른척 달린다
생각하지 말자 빨리 달려가 보자
그대로 달린다 끝없이 달린다
강물은 흐른다 태양은 뜨겁다
그렇게 달린다 신나게 달린다
돌아보지 말자 갈데까지 가보자
그렇게 달린다 끝없이 달린다
모두다 잊었다 기억나지 않는다
유난히 파랗던 하늘이 떴다
그날의 하늘도 생각이 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