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거리에서
외로운 거리에서
울리고 떠나간
그 옛날을 내 어이 잊지 못하나
밤도 깊은 이 거리에 희미한
가로등이여
사랑에 병든 내 마음 속을
너마저 울어 주느냐
가버린 옛 생각이 야속한
옛 생각이
거리에 시드는 가슴 속을
왜 이리 아프게 하나
길모퉁이 외로이 선 서글픈
가로등이여
눈물에 피는 한 송이
꽃은 갈 곳이 어느 편이냐
희미한 등불 아래 처량한 등불
아래
죄 없이 떨리는
내 설움을 뉘라서 알아 주려나
심지불도 타기 전에 재가 된
내 사랑이여
이슬비 오는 밤거리 위에
이대로 스러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