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나 홀로 눈뜨고 있어
귤색 가로등 빛이 방안에 스며
날 위한 촛불을 켠듯해
술에 취한 듯 몽롱한 기분
나를 꼭 감싸고 있어
낮에 마신 커피가 괜히 고마워
이 시간을 내게 준듯해
다만 여전히 가득한
너의 빈자리가
쓸데없는 잡념처럼
내방에 퍼져
나만 홀로 남은 듯한
방안의 외로움
창문 틈 스며든 바람
때문일 거야
자야 할 것 같아
그래야 될 것 같아
이 밤이 너무 좋지만
이젠 자야 할 것 같아
이불 속 동굴 안에 날 묻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어
시계 초침 소리만 작게 들려와
날 다독여 주는 것 같아
다만 여전히 가득한
너의 빈자리가
버릴 수 없는 습관처럼
내 맘에 퍼져
나만 홀로 남은 듯한
방안의 외로움
베갯속 스며진
너의 향기에 취해
자야할 것 같아
이 시간이 너무 좋지만
자야할 것 같아
그래야 될 것 같아
불좀 끄고올께
이젠 자야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