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이 춤을 추다
창 밖을 쳐다봤더니
아침 해가 정수리 위에 떠있네 벌써
밤에 돌려놨던 빨래
세탁기 안에서 엉켜있고
방바닥엔 먼지들과 머리카락들이
뒹굴 뒹굴 거리며 놓여있고
나도 같이 뒹굴뒹굴뒹굴 춤을 춰볼까
오늘만은 동이 트질 않길 바랬어
언제까지 밤이 계속 되기를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면서도
나도 알고 있어
너에게 향한 길이 어디인지를
아직도 알 수가 없는 까닭에
오늘도 춤을 추며 밤을 지새겠지
정신 없이 잠을 자다
힘들게 일어났더니
저녁 달이 앞 집
옥상 위에 떠있네 이미
낮에 먹은 라면의 잔해
방바닥 위에서 그대로고
골목길엔 길고양이들 사랑과 전쟁이
투닥 투닥 거리며 벌어지고
나는 혼자 치킨치킨치킨이나 시킬까
오늘만은 둘이기를 정말 바랬어
혼자인 건 이제 진절머리나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면서도
나도 알고 있어
너에게 향한 길이 어딘 인지를
아직도 알 수가 없는 까닭에
오늘도 치킨과 함께 아침을 맞겠지
우리 같이 오늘 하루 불태워볼까?
나와 함께 오늘 밤도 지새워볼래?
이 닭을 먹으며 정신 없이
춤추어볼까?
오늘 밤에 나에게로
놀러 오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