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었니 또 재미없는 남자와
새벽시장에 나온 생선을 고르듯
남잔 매겨댔겠지 너의 가치
그 역겨운 시선을
넌 억지로 참아내고
또 다시 나에게 전화해
지금 어디냐고
난 또 허겁지겁 널 만날 준빌 해
왠지 지친 기색의 너를 안고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네 얼마 전
친구로 지내는 게
좋겠다며 말했어 넌
나 이제 사랑 같은 거 안 믿어
그래 네 사정 뻔히 다 아는 내가
거기에다 뭐라 말할 수 있었을까
전셋집 하나 마련할 형편조차
되지 않는 나는
널 가질 자격조차 없지
그저 이렇게 널 위로할 뿐
잠시 네가 쉬어갈 곳이 되어 줄 뿐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내가 너의 평생
안식처는 될 순 없겠지만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난 언제라도 너의 쉴 곳이 되고 싶어
넌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거야
다른 남자와 있는 널
기다리는 기분
피가 마르고 살이 타들어 가
마치 모래사막 한가운데
방치된 것처럼
허나 내가 널 어떻게 탓하겠니
부모님께 소개하기조차
힘든 나란 남자
불능인 걸 구제불능인 걸
그래 나도 알아 내가 구제불능인 걸
그래도 네가 날 찾으면
난 또 바보처럼 웃어
널 향해 미친 듯 달려가서
너를 보고 또 너를 안고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정신없이 서로를 느껴
넌 날 그때마다 여보라 부르지
하지만 늘 어깰 으쓱하게 하던 그 말이
오늘 따라 왠지 슬픈 건 나는 결코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없을 테니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내가 너의 평생
안식처는 될 순 없겠지만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난 언제라도 너의 쉴 곳이 되고 싶어
널 온전히 가질 수 없어도
다른 남자와 있는 널
지켜봐야해도
항상 나 이렇게 네 옆에 있을게
그저 잠시만 잠시만 나를 찾아줘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내가 너의 평생
안식처는 될 순 없겠지만
그냥 이리와 잠시 쉬었다 가
난 언제라도 너의 쉴 곳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