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GOD)

정은지, 김병규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남들 다하는 외식 몇 번 한 적이 없었고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자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너무나 아프고 하지만 다시 웃고

방 한 켠 앉아서 난 홀로 이 길을 걸어가
또 한참을 생각했어 내가 내 자신에게 되물어봐
아버진 내게 아무 말도 없었네 내가 떠난 뒤에
축구화를 벗어던지는 내 모습에 실망할 수 밖에
너무나도 멀어진 사이 손을 뻗어도 닿지 않고
난 익숙해진 외로운 밤 또 괜한 걱정은 하지말어
일이 끝난 후 생각에 잠겨 어리게만 보이겠죠 아직
언제쯤이면 믿어주실까 이런 나를 다시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너무나 아프고 하지만 다시 웃고

문득 옛 기억이 떠올라 가끔 추억 속에 잠겨있어
사천 원짜리 목욕탕에서 장난치며 행복했던
그리 넓었던 등판에 매일같이 업히던 내가 보여
티비 앞에 가족사진과 구겨져 있는 복권이 보여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너무나 아프고 하지만 다시 웃고
야하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그 엄격하시던 아버지 어려워진 형편에
아버지란 이름 하나로 점점 굽어져 가셨어
세월의 흔적들이 왜 그리도 선명한지
깊어진 주름을 보고야 밀려왔어 뒤늦은 후회가
난 당신 때문에 꿈을 꿔요 나의 하늘이여

난 사랑해요 이젠 날 믿어요 이 세상에 하나 뿐인 당신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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