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구름 같은 저 말을 잡아타고
집채 보다 큰 높은 가마타고
하늘에 닿을 감투 눌러쓰고
나리님 오기전에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한걸음을 물러난 피맛골엔 호통도 닿지 않아
가마도 마차도 좁아서 못지난다
나리님 높은 감투도 처마에 걸리신다
자욱한 장작연기 놋그릇 번쩍번쩍
비단 펄렁펄렁 망치소리 땡강땡강
구수한 해장국에 시큼한 탁배기
풀먹인 옷냄새에 알싸한 분칠냄새
갖바치 가죽냄새 어물전 생선 냄새
오입쟁이 주정뱅이 왈짜에 각설이에
기생에 한량까지 깍쟁이 무뢰배에
왜놈에 뙤놈까지 함께 살 비비는 곳
구불구불 좋아라 꿈꾸는 피맛골이
복작 복작 좋아라 정 많고 사연많아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늙은 놈은 늙은 놈 젊은 놈은 젊은 놈대로
잘난 놈은 잘난 놈 못난 놈은 못난 놈대로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활개치며 지나가는 좁은 뒷골목
큰 숨을 쉬며가네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정도 많고 사연 많아 똑바로는 못가오
구불 구불 돌아가며 꿈꾸는 골목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좁아서 좁아라 피맛골 낮아서 좋아라 피맛골
구불 구불 복작복작 좋아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비켜라 여바라 여봐라 여봐라 물러라 물러라
여봐라 길비켜라 여바라 여봐라 여봐라 물러라 물러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