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따라 하는게 내겐 가장 중요한 일이었죠
어쩌다 집에 일찍 들어오시면 너무 기뻐 떨어질 줄 몰랐죠
조금씩 당신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좀처럼 웃어주지 않는 당신은 피하고픈 어려움이 되었죠
나에게 해준게 뭐 있냐며
뭐든지 반대만 하는 당신을 멀리했죠
아버지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겁많은 당신을 비웃었죠
어느 해 설날이었죠 오랜만에 모두들 모였을 때
사소한 말다툼 끝에 우리는 서로를 상처내기 시작했죠
그때 난 처음으로 당신의 아픔을 느꼈죠
언제나 엄한 표정 뒤에 있던 여린 당신의 눈물을 보았죠
당신의 꿈은 모두 포기한 채
혼자 힘든 세상에 부딪혔던 시간들
이해할 수 없던 많은 선택들도
모두 우리를 위해 였다는 걸
서로에게 다가가기엔 너무 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항상 거기에 있었고 나만 혼자 멀리 떠나 왔었죠
이제야 난 깨달아요 소중했던 당신의 지혜를
날 닮아 철없는 아이들에게 당신을 닮은 아빠가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