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읽어보듯 이곳 세상은 분명히 아름다운 곳
나무도 태양도 바다,별,달도 아름다워라 분명히
정원에 꽃이 지는 어느 봄날
남자의 척추뼈가 분리가 됐네
남자는 그 날부터 산소 대신에
한숨을 마시며 사네
지리한 장마 끝난 어느 여름날
남자의 아들놈이 차사고 났네
남자는 그 날 부터 한숨 대신에
소주를 마시며 사네
글처럼 이 세상은 아름다운데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 하나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나뭇잎 맥을 잃은 어느 가을날
남자의 마누라가 집을 나갔네
남자는 그 날 부터 소주 대신에
침묵을 마시며 사네
눈발이 창을 깨는 어는 겨울날
남자의 집구석이 잿더미 됐네
남자는 그 날 저녁 휘청거리다
염산을 들어마셨네
글처럼 이세상이 아름답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 하나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이처럼 혼란스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