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줄래
다음 가을 오면 꼭 보러 갈게
그리도 먹고 싶다던 감 사들고
갖고 싶던 그림책 두 권 들고
창밖으로 찬 바람이 불고
내려앉은 어둠이 온 세상 덮을 때
마음속만큼이나 새까맣게
타들어가던 깡통 난로
굳게 다짐하고 인사했어도
못내 다시 돌아와 꼭 쥐여준 색연필
손가락 걸고 약속해줘요
우리 다음에도 또 얘기해요
조금 더 조금 더 기다려줄래
다음 봄이 오면 꼭 놀러 가자
손잡고 자주 가던 용마랜드로
종일 웃고 떠들던 극장으로
창밖으로 찬 바람이 불고
내려앉은 어둠이 온 세상 덮을 때
마음속만큼이나 새까맣게
타들어가던 깡통 난로
굳게 다짐하고 인사했어도
못내 다시 돌아와 꼭 쥐여준 색연필
손가락 걸고 약속해줘요
우리 다음에도 또 만나요
우리 다음엔 꼭 오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