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꿈을 쫓아
기고 기던 나의 삶도
결국엔 썩고 썩어
여기는 가축병원
새하얀 옷을 입은
저 의사도 한패라네
곧 우릴 정육점 김씨에게 넘길 테지
죽도록 매 맞으며
일만 하던 검은 소는
커다란 혹이 생겨
두 눈동자가 돌아가고
한 평생 닭장에서
뺏기기 만한 병든 닭은
바닥에 머리를 찍으며 미쳐가네
새파란 칼날에 목이 잘려
그 피를 저 바닥에 뿌릴 테고
내 몸은 갈기갈기 찢겨
저들의 사료가 되겠지
저기 저편에 동물병원
운이 좋은 저 개들은
오늘도 주인을 위해
똥꾸녕을 핥아 주고
번쩍이는 목걸이와
화려한 옷을 입고
따스한 솜이불 위에
잠이 들겠지
아멘
새파란 칼날에 목이 잘려
그 피를 저 바닥에 뿌릴 테고
내 몸은 갈기갈기 찢겨
저들의 사료가 되겠지
거세된 내 청춘은
쓰레기 통에 버려지고
저들을 위해 짖던 개들도
결국 되져가네
새까만 당나귀가
제일 먼저 끌려가며
울부짖네 가축병원을 떠나가네
떠나가네 떠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