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만났던 그 순간에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
떨리던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너무 멍청한 표정은 아니었었나
너와 내가 함께 했던 순간에
아주 작은 바람을 품었었지
우리의 만남이 계속되길 바란 건
너무 바보 같았던 바람이었을까
너무 어린애 같던 생각인 걸까
소나기처럼 아무 말도 없이 오고선
소나기처럼 내 맘 모두 적셔놓고선
한 걸음도 떼지 못하게
나를 묶고 떠난
그대라는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그 마음이 다 마르긴 할까
소나기처럼 아무 말도 없이 오고선
소나기처럼 내 맘 모두 적셔놓고선
한 발자국 겨우 나와서
우연히 그대를
마주하게 된다면 무슨 말 해야 할까
없던 일처럼 보낼 수 있을까
가슴이 너무 아파
떠나가는 너를 바라볼 수가 없어
지독한 소나기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