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렸나
물이 차 버린 지하실에서
커다란 상어 하나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어
밖엔 무슨 일이 났나
해일이 이 도시를 덮쳤나
저 까만 감정 없는 눈과
저 톱니 같은 이빨이
날 덮치나
이렇게 영문 모른 채
이렇게 영문 모른 채
먹이로 삼켜지는 거야
삼켜지는 거야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이 다시 들고 보니
어두컴컴 동굴 같아
여기는 상어의 뱃속인가
무슨 만화도 아니고
수많은 해골과 뼈 사이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온갖 금은보화가 널려 있네
이대로 여기 잠들까
이대로 여기 잠들까
아니야 소용 없는 거잖아
소용 없는 거잖아
칼로 찢고 물어뜯고 발로 차고
난리를 피웠어
이 새끼가 나를 못 이겨
나를 다시 토할 때까지
칼로 찢고 물어뜯고 발로 차고
난리를 피웠어
그렇게 미워했던
그렇게 쓸쓸했던 밖이 그리워
칼로 찢고 물어뜯고 발로 차고
난리를 피웠어
이 새끼가 나를 못 이겨
나를 다시 토할 때 까지
칼로 찢고 물어뜯고 발로 차고
난리를 피웠어
그렇게 미워했던
그렇게 쓸쓸했던 밖이 그리워
비가 많이 내렸나
물이 차 버린 지하실에서
커다란 상어 하나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