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따라 걷다
하얀 눈길 위에 서서 널 바라보고
너는 발자국도 없이
홀로 저만치 앞서서 나를 부르네
그 날처럼 차라워진
너의 손을 꼭 쥐어 볼까
다가가면 마치 없었던 것처럼
금새 사라져 버려
곁을 지나가는 저 사람들을
셀 수 없을 때까지 다시
한 번만이라도 그 등을 돌려
나를 볼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여기서 기다려
어느새 어둠은 내려
하얀 눈길마저 검게 물들어 가고
가로등 불빛에 기대 별이 없는
이 거리를 다시 거니네
그 날보다 희미해진
추억은 점점 더 흩어져
떠올리면 마치 없었던 것처럼
이내 사라져 버려
곁을 지나가는 저 사람들을
셀 수 없을 때까지 다시
한 번만이라도 그 등을 돌려
나를 볼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여기서 기다려
곁을 지나가는 저 사람들을
셀 수 없을 때까지 다시
한 번만이라도 그 등을 돌려
나를 볼 수 있도록 이젠
흐린 네 모습이 또 네 얼굴이
스쳐가는 옷깃에 문득
혹시 너였을까 바람을 잡아
나도 네게 인사를
나는 오늘도 다시 안녕히
내일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