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디

호란,시와

석양에 물든 줄 알았네

넌 웃음만 짓는 줄 알았네

붉은 뺨 흐르는 눈빛이

그저 석양인 줄로만 알았네

말이 서투른 줄 알았네

넌 듣기를 즐기는 듯 했네

가만히 골똘한 얼굴에

나의 말들이 날개를 달았네

오랫동안 거의 잊을 뻔했던

네 목소리가

한 마디 두 마디 세 마디째

계속 이어지던 날 울었네

가볍게 건네던 인사는

차라리 아픔이었을지

잊을 뻔 했던 네 목소린

그간 나를 부르고 있었는지

오랫동안 거의 잊을 뻔했던

네 목소리가

한 마디 두 마디 세 마디째

이어지던 날

울었네

가닥가닥 끊기지 않고

이어져온 목소리는

이젠 끝을 고하네

이제 더 이상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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