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미희

그대 안을 날고 싶은 나는 작은 새입니다
둥지는 틀 수 없어 날갯짓이 무겁지만
온종일 울어도 좋을 눈이 큰 파랑새입니다

그대 안에 피고 싶은 나는 작은 풀꽃입니다
얼비친 그늘 사이 종종종 깨금발치며
날마다 홀로 설레는 홍자빛 족두리풀입니다

어제도 또 오늘도 내일의 나는 잊고서
허공에 길을 내고 작은 꽃등 밝힙니다
깊어도 너무 깊은 그대, 바라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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