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연기

신남영

거칠 것 없는 황막한 세계로 길 하나 연다

동혈 속을 빠져나온 생 한량없이 넓어지고

엷어지고 또는 무량해지면서 밤길 막막해지는데

노을 속을 가야하는 그대 홍안이 된 하늘에

흉터처럼 머물다가 어둠속으로 사라져야 하는

그 정처없는 몸짓이 한 세상 살아내는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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