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간 학교
나보다 스무 살이 어린 후배를 만났어
앳띤 얼굴에 아이 같은 미소
다음 주가 시험이라며 웃는 모습
나도 항상 어릴 줄 알았어
언제나 세상은 나를 향해
열려있는 줄 알았어
내가 제일로 잘난 줄 알았던
나의 바보 같은 이야기
그때 왜 난 가시 돋친 나를
보듬지 못했을까
나의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는
사랑이 없었을까
그대여 이젠 늦었지만 날 이해해주렴
그대여 나를 안아주겠니
너에게 또 나에게 미안해
그때는 정말 몰랐었지
지나갈 시간들이 죽을 만큼 아쉬운 걸
친했던 친구 좋아했던 음악
너무 상투적인 이야기 하는 걸까
모든 게 시시해 보였지
그렇게 사랑도 날 언제나
기다리는 줄 알았어
내 곁에 머물던 그 많던 사람들
이젠 참새들처럼 흩어져
그때 왜 난 메마른 가슴을
적시지 못했을까
나의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는
용기가 없었을까
그대여 이젠 늦었지만 내 손 잡아주렴
그대여 나를 용서해 주겠니
너에게 또 나에게 지나간 시간들에게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