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개상질 소리
1971년 10월 8일 / 전북 익산군 삼기면 오룡리 검지마을
앞소리: 박갑근, 남 50세
개상질이란 것은 요즘 말로 하면 탈곡하는 것입니다. 요샌 기계가 있어서 거기다 넣으면 뚜르르 알곡이 떨어지지만 옛날에는 아주 어렵게 탈곡을 했거든요. ‘홀태’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홀태’는 대막대기에다가 수수가장이를 넣어서 그 사이에다가 벼 이삭을 하나나 두개를 넣고 잡아당겨서 떨어지게하는 것입니다. 일제시대에는 양홀태, 또는 맹홀태라고 해서 씨레 이빨처럼 쇠로 된 것에다가 볏단을 한 십분지 일 정도 넣어서 훑는 것이 있었지요. 이런 도구들은 아이나 아녀자들도 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작할 벼가 많을 때에는 개상질을 했습니다.
개상은 전신주보다는 좀 가늘지만 그만큼 긴 잣나무 대를 서너게 만들어 엮어서 붙여놓은 것입니다. 그 위에다가 볏단 하나를 풀지 않는 채 통째로 후려때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후려때리는 것을 개상질이라고 합니다. 탈곡이 되면 짚단은 짚단대로 옆으로 던져놓고 그러면 짚단 쌓는 사람이 쌓고 알곡은 떨어지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지방에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있다 소문이 나면 여러 사람이 와서 노래를 청하고 자꾸 괴롭힙니다. 동시에 어떤 때는 소리꾼이 우쭐해져서 더 잘 해 볼려고 한단 말이죠. 사람이 이렇게 되어가는데 아무 오염되지 않은 상태에서 순박하게 할 때에는 민요의 맛이 나는데 유명해져서 더 잘 해보겠다 하면 오히려 민요가 변질된단 말이죠. 검지부락 분들도 아주 유명해져서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가 배우는 모양이예요. 그래서 요즘 좀 노래가 바뀌는 것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갈수록 오히려 음악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에야하 헤 에야하 헤 잘도 친다 타작이야
오호하 어허헤 에헤이 나헤
“왔나? 어이” 에야하 헤 에야하 헤
곡우절에 씨를 던져 오호하 어허헤 헤헤이 나헤
“왔나? 어이” 에야하 헤 에야하 헤
망종절에 모를 심어 오호하 어허헤 에헤이 나헤
“에 왔나? 어이” 에야하 헤 에야하 헤
삼복 더위에 짐을 메어 오호하 어허헤 에헤이 나헤
에야하 헹 에야하 헹 칠팔월에 여문 곡식
오호하 어허헤 에에이 나헤
“왔나? 어이” 에야하 헤 에야하 헤
구시월에 수확했네 오호하 어허헤 에헤이 나헤
“어이 어이” 에야하 헤 에야헹
이 나락을 타작해서 오호하 어허헤 에헤이 나헤
“자 인제 한번만 다 됐네. 왔나? 어이”
에야헹 에야헹 삼동삼춘 양식하세
오호하 어허헤 에히이 나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