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모든 게 다 불안해지는
밤이 되면 서로를 앞에 두고
가만히 앉아서 말끝을 흐리며
알 수 없는 얘기들을 나열하던 기억
고개를 느리게 끄덕거리다가
생각에 잠기고 또 어둠에 잠기고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다가
마침내는 별반 다르지 않게
웃었던 기억
낮은 너무나 조용하고
내 몸은 미적지근하고
밤은 금세 무서워져서
잡은 손은 다시 깍지를 끼고
한쪽 입꼬리를 올리는
익숙한 너의 습관에
이따금 안도하며 잦아지는 파동
서슴없이 입을 맞추던 사이가
단어를 고르고 숨을 가라앉히고
끊임없이 헤매이던
시선을 교차하며
어쩔 줄 모르던
적막에 휩싸였던 우리
낮은 너무나 조용하고
내 몸은 미적지근하고
밤은 금세 무서워져서
잡은 손은 다시 깍지를 끼고
한쪽 입꼬리를 올리는
익숙한 너의 습관에
이따금 안도하며 잦아지는 파동
이게 나의 마지막 말이 된다면
나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끝끝내 침묵했던 기억
이게 나의 마지막 표정이 된다면
나는 웃어 보일까 아님 울어 보일까
망설이며 괜히 두 눈을 아래로
내렸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