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흘러간다
정겨운 페달 소리
까칠한 흙냄새
덜컹대는 시선
새끼를 배에 넣고
돌아가는 팽이가
갖고 싶단 말에
아빠의 자전건 달린다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밤나무숲을 가로질러
냇물 위의 다릴 건너
캥거루 팽이를 찾아서
굽이굽이 흐르는 시간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덜컹대며 달리는 자전거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카시아꽃 바람향기
낮게 늘어진 버드나무
모두 사라지고 남은 길에
질주하는 자동차들
굽이굽이 흐르는 시간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덜컹대며 달리는 자전거
어디쯤 가고 있는지
꼬마 팽이 등 뒤에 업고
돌고 돌던 그 세월 사이로
기대었던 아빠의 등은
조금씩 굽어가네
굽이굽이 높다란 산들
희뿌연 안개비 사이로
쉬지 않고 달리는 자전거
어디로 가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