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이를 처음 만난 날도
이렇게 비가 왔습니다
난 슬픈 영화를 보고
울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누가 죽었다고
울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난 그런 놈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나는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은동이는 그렇게
내 인생에 들어왔습니다
그 아이가 밥은 먹고 다니는지
혹시 누군가가
해코지 하는 건 아닌지
내가 알아야 할 것 같은
운명같은 느낌이 몰려왔습니다
저는 그 날을 그렇게 기억합니다
나도 은동이도 어렸습니다
그 때 은동이를 향한 내 마음이
정확히 무엇이였는지
지금도 뭐라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은동이를 생각하면
가슴에 쥐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은동이를 보면 늘 그랬습니다
은동이는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난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습니다
사랑하는 은동아
넌 언제나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어
너 없는 10년 간
그 이유가 내 인생이 되었다
내 평생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내가 살면서 가장 찬란했던 청춘
난 그 때를 그리 기억합니다
은동이와 함께한
내 청춘의 중심에서
내가 느꼈던 행복을
세상 누가 느껴봤을까요
사랑하는 은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