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세상이 꽉 찬 것 같아요
사람들 사이마다
아름다운 빗방울로
초록 안개 속을 걷던
우리의 시간이 생각나요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알 것 같았죠
신기하게도 당신과
내가 만났던 날엔
언제나 비가 내렸어요
따뜻했죠 우리를 감싸던 공기
젖은 땅 위로 반사되던
그 환한 불빛
나란히 걸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면
마치 저 우주를
온몸에 가득 채운 듯 해
마주치던 눈빛은
마치 내 가슴에
떨어진 천둥 속 섬광
나를 새롭게 깨우는
하늘을 올려다 보던
우리 모습이 생각나
나 그대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내게 우산이 있어요
당신것은 필요없죠
오늘은 이거 하나면 돼요
수많은 시선과 기대 속에
쉽게 함께하지 못했던 우리 사이
그토록 늘 가까이 있어도
항상 그대가 그립고 그리워 그려요
기대 절망 웃음 눈물
왜 세상이 우리보다
먼저여야 하냐고
스스로 물어도
답은 정말 알 수 없고
하지만 오늘은 달라
이 비가 모든 것을 가려줄테죠
지금 그대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거기서 조금만 더 기다려요
이 작은 우산 아래서
우리만의 축제를
지상의 모든 땅들도
촉촉히 빛을 밝히고
꿈같은 이 시간이
사라지기 전에
그대를 품에 안고 싶죠
함께 태양 속을 달릴 수 있게
하늘을 올려다보던
우리 모습이 생각나
나 그대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내게 우산이 있어요
당신 것은 필요 없죠
오늘은 이거 하나면 돼요
그대와 함께 걷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