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이 졌다 바다에 갈까
밀물이 들기 전에 바다에 갈까
뱃길에 들어서면 모래 흐르고
보리새우 반짝이며 물너울을 타지
종아리를 간지럽힌 건 망둥이지만
갑자기 발 밑에서 무는 놈이 있지
놀라서 “아야!”하면 누군지 몰라
꾹 참고 잡으면 따라나오지
엄지발로 엄지손가락 물고 따라나오지
거북선처럼 딱딱한 등딱지 위에
천둥구름 가득 실은 철부지꽃게
발보다 발톱이 넓은 허벅지에
흰구름 가득 띄운 어린 꽃게
낮꿈이 깨어 화가 난 김에
누가 밟았나 보려고 쫓아 나왔지
꽃게가 슬쩍 눈을 감추면
수평선이 금방 눈앞에 오지
느린 썰물 돌아서면 빠른 밀물이
꽃게처럼 기어 방파제에 오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