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 앉아 무거운 거리
어디로 가야할 지 알 수 없어
사람들 따라 걷다 멈춰 섰는데
앞에 표정 없는 마네킹이 보여
저안에 있으면 어떻게 보일까
아무일 없는 듯 보일 수 있을까
무슨일 있냐며 묻는 시선에
코끝이 시려와 고갤 돌렸어
어깨를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아
더 이상 서 있을 자신이 없어
어딘가로 당장 달려 가야해
누구라도 알아 보기 전에
지나가다 혹시 날 보게 된다면
말없이 모르는 척 지나쳐 줘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알고 있어
부탁할게 오늘은 지나쳐 줘
나 오늘 힘들어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
말해봐야 달라질 게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안에 있으면 내가 안보일까
잠시라도 날 숨길 수 있을까
무슨일 있냐며 묻는 시선에
코끝이 시려와 고갤 돌렸어
지나가다 혹시 날 보게 된다면
말없이 모르는 척 지나쳐 줘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알고 있어
부탁할게 오늘은 지나쳐 줘
눈물은 슬쩍 훔쳐내 버린다면
흔적은 지워져 보이지 않겠지
눈감아 깊은 한숨 한번 내뱉고
사람들 속으로 다시 가야해
지나가다 혹시 날 보게 된다면
말없이 모르는 척 지나쳐 줘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알고 있어
부탁할게 오늘은 지나쳐 줘
지나가다 혹시 날 보게 된다면
말없이 모르는 척 지나쳐 줘
내일 우리가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먼저 다가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