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 위에서
무거워진 발을 겨우 떼내며
지쳐 눈을 감아버린 채
적막 속을 헤매일 때
그건 마치 내겐 기적
어리석은 시작이란 거 알아
기울어진 밤을 지새야 하는 것도
이 사랑은 외로움이란 걸 알아
잔인하게 따스한 눈빛
형편없이 무너져내린 나를 봐
도망치지 마
내게 했던 가벼운 약속도
비석처럼 새겨져
비바람에도 끄떡없는데
사라지지 마
오직 너와 나만 믿기로 한 나를
버려두지 마
어리석은 모험이란 거 알아
안개뿐인 미로 속에 갇혀있는 걸
이 사랑은 외로움이란 걸 알아
잔인하게 따스한 눈빛
형편없이 무너져내린 나를 봐
도망치지 마
삼켜버린 서툰 고백들도
기적처럼 물들어
마른 땅 위로 피어나는데
사라지지 마
오직 너와 나만 믿기로 한 나를
오직 너와 나만 믿기로 한 나를
버려두지 마